선禪 이란 무엇인가

참선의 이해


 

 선禪이란, 경계의 언어를 무화시키는 올바른 마음챙김의 자세를 뜻합니다. 마음챙김은 2500년 전 부처가 남기고 간 사마타 위빠사나를 기반으로 하는 명상 혹은 심리 치료 기법(MBSR)입니다. 그러나 부처의 자각법은 그 이후로도 계속 발전되어 왔으며, 그 정점에는 참선이 있습니다.

 참선은 다른 명상법들과는 달리, 가만히 눈을 감고 제자리에 앉는 좌선에만 의지하지 하지 않습니다. 선사상의 문화권에서 발달된 예절, 예술, 철학, 문학, 명상 등을 통해 자기 성찰로 나아가는 화두를 참구하면, 그것을 일컬어 참선이라고 칭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선이란 일상 속에서 고요한 본래자리를 이끌어내는 모든 종류의 마음 자세를 뜻합니다.


참선 [깨어남 과정]

대승 불교에서는 선禪을 깨달음의 극치라고 합니다. 그러나 선은 어렵지 않습니다. 스님들이 오랜 기간 수행을 거듭하는 까닭은 깨달음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깨달음 이후의 빨랫감'이라고 불리는 자비심을 닦기 위함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자비심으로 만들어낸 마음의 자세가 참선이어서, 참선은 가장 빠르게 깨달음을 얻는 법으로 '최상승선'이라고 불립니다.  바른 선정의 과정에 참여해보시길 바랍니다.

선시 [내면화 과정]

현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습니다. 시 쓰기는 세계의 한계를 확장 시키는 열쇠이자 인식의 전환입니다. 마음의 경계를 허물고, 언어의 한계로 꿈꾸지 못했던  프레임 너머의 가능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선차 [예법 과정]

선차는 찻잔에 침묵을 따르고, 호흡 속에서 마음을 챙기는 생활 참선입니다. 선禪에서는 예를 갖추는 손끝의 자세 하나에도 알아차림의 마음이 깃들어져 있다고 가르칩니다. 세상의 자극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작은 몸짓과 옅은 향기 가운데에 오온을 투명히 하고, 차를 마시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참나의 시선으로 머물러 보시길 바랍니다. 맑은 고요 속에서 하나의 자세와 이름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도 여여히 알아차릴 것입니다. 

템플스테이 [집중 수행]

견성(見性) 하나를 목적으로 두고 집중 수행에 임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도심 속의 템플스테이 입니다. 기존의 사찰에서 행해오던 고전적인 불교 문화의 환경이 아닌, 친숙하고 안락한 환경과 숙식을 제공 받으며 참선 수행을 하실 수 있습니다.




참선의 역사


 부처는 제자들에게 사마타, 위빠사나(마음챙김) 수행을 가르치고, 때로는 설법을 했으며, 종종 한마디의 말과 몸짓으로 진리를 전했습니다. 한 날 부처는 여러 제자들 앞에서 아무 말 없이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 제자들은 영문을 모른 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단 한사람, 마하가섭만이 붓다가 든 꽃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띠었습니다. 그는 꽃 한 송이 속에서 이심전심으로 진리를 전해 받고 꿈속에서 깨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선사들은 이 침묵의 법문을 선종제일공안으로 삼았습니다. 그날 선불교 최초의 선법이 전해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선이 전달되는 비밀스러운 형태를 보여주기 위해 창작된 방편불설 입니다. 이러한 침묵의 전승은 달마선사에 의해 중국으로 흘러들어 당시 유행하던 도가철학의 직관적인 언어와 결합하여 상식의 병을 불태우는 비선형적인 언어로 진화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하여 선은 화두(話頭)를 통해 빠르게 깨달음을 얻게 하는 자각프로세스를 건져 올렸습니다. 이것을 간화선(看話禪)이라고 합니다. 참선은 명상의 가장 발전 된 형태이자 마지막 도달 지점이며, 종교적인 틀을 부수고 등장한 실천적 자각법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의 범위가 대단히 넓습니다. 이것은 선종의 초조인 달마에 의해 제시된 선의 네 가지 기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언어란 본디 본질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지어진 이름이므로 경계를 그어 대상을 규정하는 문자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은 낡은 언어에 집착하지 않으며, 규정된 언어의 연쇄적인 규칙에 예속되지 않는다.

 교외별전(敎外別傳). 선은 종교적인 도그마로 점철되는 교리와 경전 밖에서 별도로 전하므로 믿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신앙이 아니므로, 선은 종교와 신앙과 이념과 사상과 관념의 테두리에 간섭당하지 않고 오직 진실을 전한다.

 직지인심(直指人心). 선은 이름 지어진 적 없는 순수한 진리를 곧장 가리킨다. 이 마음이 곧 진리이므로, 마음을 가리키는 일에는 특별한 수행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선은 어떤 수행법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견성성불(見性成佛). 이를 통해 자신의 성품을 바로 알게 되면 비로소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요약하자면 선은 문자와 교리와 방식, 다시 말해 신앙과 사상과 수행에 의지하지 않고 곧장 마음을 가리켜 이 세상이 꿈이라는 진리를 알아차리고 깨어나도록 이끌어냅니다. 참선은 자신의 본래면목을 확인하고 깨달아 마음의 문제를 마치도록 하는 가장 빠른 선정법입니다. 선이 대부분의 철학과 예술, 문학의 사유에 녹아들어 있는 이유도 이것이 세계의 본질을 밝히는 데 탁월한 도구가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서양에서는 자본주의 경제질서 속에서 개인이 부품으로 전락하는 풍토에 맞서고자 선을 중심으로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거대한 운동(일명 비트세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벨리 등지에서 선이 익숙한 문화를 넘어서서 유행으로 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이미 고려 때 중국에서 달마의 법통을 잇는 조사를 배출 할만큼 중국선을 넘어 선것으로 평가를 받으며, 일본선과도 큰 격차로 간화선을 발달시킨 민족입니다. 그러나 오늘 날 세계에서 선이 가장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선이 잊혀지고 있으며, 오히려 서구 사회에서 더욱 익숙한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비움의 봄 >은 끊어져가는 한국 선맥을 되살리고자 선의 대중실천적 자각법을 연구하고 알리는 참선 도량입니다. 본원은 선으로 통합된 한국 대승불교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에서 연구하여 편찬해온 견성론을 근본으로 삼으며, 이를 현대적인 언어로 승화하여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